한국게임학회 부회장 이흥주 교수에게서 김남국 사태를 든다
국회의원 가상화폐 투자는 이해충돌 소지, 입법부 신뢰에 타격
게임머니(가상화폐) 메타버스 유입시 새로운 경제생태계 조성
어린이 등 보호하고 사행성 원천 차단하는 관련 법률 개정 시급

[논객닷컴= 이동훈 기자] “지금 대한민국이 게임의 도박화인가 메타버스의 대중화인가”를 묻는 갈림길에 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논란은 청렴ㆍ청빈 이미지로 사랑받던 진보의 아이콘 김남국 의원(현 무소속)이 거액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김남국 의원이 재산신고를 누락했는지, 가상화폐 투자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넘어 국회의원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김남국 국회의원의 ‘코인논란’(이하 김남국 코인 의혹)으로 대한민국의 게임 산업계에 새로운 수익모델로 세우려던 P2E(Play to Earn)모델이 산업계의 의도 또는 노력대로는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게임업계 및 학계 총 25년여 동안 게임 산ㆍ학계에 종사해 온 (사)한국게임학회 부회장인 이흥주 교수(사진)의 이야기이다. 또한 그는 “P2E 라는 용어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맞느냐?”는 화두도 던졌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구현이 가능한 기술이지만, 게임에는 적용하지 말고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세상에다 적용해야 합니다. 다만, P2E 기능은 적용하면 안되고 web 3 기능을 넣고 이용자들끼리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게 해 줘야 합니다.”

이흥주 교수, 그는 1997년 교육용/게임 콘텐츠 회사인 (주)한텍정보통신을 창업해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온라인 게임 ‘에테르’와 ‘시아크 온라인’의 서비스에 실패를 하고 그 동안의 경험을 학교에서 후학들에게 넘겨주고자 교육계로 이직을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교수는 국립한국항공대학 항공통신공학과(현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로, 중앙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 기술경영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이 교수는 게임회사를 직접 창업해 운영했고, 직업전문학교인 한국IT직업문학교, 인천직업능력 교육원, 일반대학인 한국외대, 한성대, 상지대, 등에서 게임 콘텐츠 기획, 시스템 및 레벨디자인, 게임 인터랙션 디자인, 게임 아이디어 발상 등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교육해온 전문가이다. 현재 한국게임학회 부회장,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 위원 등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런 그였기에 김남국 코인 의혹을 바라보는 시각은 취재진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김남국 코인논란의 본질은 도덕성입니다. 국회의원이 가상화폐를 투자하는 것이 맞는가? 이죠. 국회의원은 국가의 법을 제정하는 사람입니다. 국회의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면, 이는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습니다.”

입법부는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을 제정할 권한이 있는 기관이다. 그렇기에 행정부와 사법부와 함께 민주주주를 지탱하는 권력 분립의 기반이다. 김남국 코인논란은 자칫 국가 “입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들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진단했다.

그러는 한편 “여기까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이자 유권자로서의 의견입니다. 이 논란을 게임개발자이자 관련 학자의 시각으로 ‘게임 아이템이 게임머니, 가상화폐 지갑, 거래가능 코인 그리고 현금화 라는 몇 단계를 거치면 게임 아이템이 우리가 현실에서 사용하는 현금으로 교환이 될 수 있다는 무척 흥미로운 주제, 즉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이 현금으로 바뀌어 질 수가 있습니다”라며 두 눈을 반짝이는 이 교수였다.

김남국 의원이 가상화폐를 사고팔고 한 곳으로 의심받는 곳은 위믹스이다. 위메이드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게임 내에서 아이템, 캐릭터, 장비 등을 사고 팔 수 있는 동일한 이름의 암호화폐 위믹스를 사용한다.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한국게임학회의 위정현 회장(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한 곳이다. 위 회장은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위믹스’ 보유 논란과 관련해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본지가 이 교수와 인터뷰한 시점은 이보다 앞선 15일이었기에 위메이드에 대한 질의보다 위믹스와 같은 가상화폐를 활용한 게임머니의 현금화에 집중했다.

“바다이야기 아시죠? 그때 그 아류작을 개발해 실제 게임머니를 적용해봤던 경험에 비춰보면, 게임머니와 확률형 아이템이 만나면 이는 유저에게 투기심리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즉 도박과 같은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이죠.”

게임의 사행성은 도박처럼 게임의 결과가 우연히 결정되고 게임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확률적 가능성을 포함하는 것이 게임의 특성이다. 이는 게임 산업의 주요 동력 중 하나이지만 도박중독, 경제난, 사회적 고립을 유저에게 유발하는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에 출시된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으로 매우 중독성이 강한 사행성 게임이었다.

“바다이야기의 열풍으로 당시 많은 오락기 사업자들과 잠시나마 이들 사업의 고수익을 부러워했던 신규 게임기 사업 투자자와 사업가들이 개발을 의뢰했습니다. 그렇게 생겨난 바다이야기는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기에서 획득한 점수로 문화상품권을 획득하고 획득한 상품권은 현금으로 불법 환전이 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로 인해 2006년 4월28일 현재 우리가 지키고 있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후 수차례 개정이 되었으며 그 결과는 현재의 아케이드게임 산업의 현 주소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 게임법의 핵심은 게임 아이템, 게임머니 등 게임으로 획득한 것은 무엇이든 환전한다면 불법인 것이다.

“그런데 하루 가상화페의 거래량이 수조원 이상이 되는 거래소들이 생기면서 뒤따라 후발 가상화폐 전문 거래소가 우후 죽순으로 생기게 되고 게임회사들도 여기에 동참합니다. 게임이라는 가상사회와 가상화폐가 찰떡궁합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임회사들이 가상사회에서 획득한 가상의 아이템을 실제 현금으로 교환을 할 수 있는 길이 확보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김남국 의원 논란으로 인해 게임머니를 현금화시키는 방법이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김남국 의원 논란에서 나온 위믹스는 게임회사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이지 게임을 통해서 획득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획득 방법에 대해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가상화폐 열풍이 엄청난 곳입니다.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했고, 2021년에는 도지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새로운 가상화폐가 등장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특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도와 신분 상승 등을 꿈꾸는 잭 블랙(영화 ‘21’의 주인공)같은 젊은층이 많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가상화폐에 대한 법 제도 등이 아직 정비가 미비하여 이와 같은 허점을 이용코자하는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기가 쉬운 환경입니다.”

블록체인은 보안성, 투명성 등의 특징을 가진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기술이고, 이를 통해 가상화폐는 보안과 유용성을 높이면 된다. 즉 게임머니를 가상화폐로 바꾸고, 현금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생겨난 현재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불법 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만 개정되면 완전한 게임머니의 완전한 현금화란 물꼬마저 트일 처지이다.

“게임은 유아에서 초등생 청소년 등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입니다. 폭력, 선정성, 도박과 같은 성인용 콘텐츠를 5살배기 유아도 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게임의 위험성을 제외시킨 가상의 세계에서 일상용품이나 아이템들을 직접 제작해서 사용하거나 판매하고 또한 타인이 창작한 상품을 구매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게임에서 종종 일어나는 확률과 우연성도 없애고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게임머니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겨간다면 어떨까?

“게임머니 역시 일종의 가상화폐입니다. 가상화폐가 메타버스에 적용되면, 기존의 통화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이를 사용해 메타버스 내에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 렌탈, 임대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메타버스에서 만든 청바지를 자신의 아바타에 입히기 위해 고객들이 기꺼이 현금화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지불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게임머니와 같은 가상화폐는 메타버스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게임의 투기화냐, 메타버스 산업화냐, 그 갈림길에 선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는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사행성은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법령 개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흥주 교수

이 교수는 누구나 인정하는 게임 콘텐츠 기획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게임 스토리텔링, 게임 세계관, 게임 캐릭터 설계, 게임 그래픽 등 게임의 핵심 요소 뿐만 아니라 게임의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상당한 연구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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